2018. 10.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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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아빠들을 위한 우리 아이 호주 출산기


안녕하세요 제이든입니다.


오늘은 호주 병원에서 출산 과정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사실 출산은 저희 와이프가 고생했고
저는 뭐 그냥 옆에서 거들기만 해서 
얘기하기 민망하지만
예비 아빠 엄마가 되실 분들에게
(특히 예비 아빠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실 수 있도록
옆에서 지켜 봤던 과정에 대해서 알려드릴게요. 
첨에는 임신 확인부터 진행해보려 했는데
너무 복잡해서 포기 했습니다😪
(사실은.....그때의 일들이...)

브리즈번에 거주하시는 분들은 마터 병원이 출산으로
유명해서 출산 병원으로 찾으시는데
요즘은 워낙에 많은 분들이 멀리서도 출산 때문에 오신다고 해서
그만큼 서비스 레벨이 떨어진다고 하더군요.
(아무래도 공립 병원인데다가 산모들이 많이 와서 그런듯
알아보니 요즘은 로건 병원도 출산 병원으로 괜찮다고 하고 
집도 7분거리에 있어서 로건 병원으로 갔습니다.
와이프 진통와서 아프다고 하는데 무조건 가까운게 좋을 것 같기도 했고요.
그래서 결정한 로건 병원
 (사실 와이프 맘이라서 
사실 다른 옵션은 없었음 ㅡ.ㅡ:)


첫 진통은 4월 1일 오전 4시쯤에 왔는데
그때까지만해도 와이프가 견딜만해서 직접 병원 미드와이프한테
전화도 하고 상황 설명도 했더니
더 심해지면 다시 전화하라고 했었죠.
그동안 온찜질도 해주면서 있다가
오후 10시쯤부터는 도저히 못 견디게 아프다고해서
병원에 갔습니다.


>>>>>>여기서 미드와이프란?<<<<<<
Midwife 간호학교 졸업 대학원 개념의 midwifery school 졸업한
 Certified Nurse Midwife 말합니다.
즉 석사학위를 가진 간호사들이죠.
Pap test, STD treatment, Birth control 같은 
아주 기본적인 진료와 정상분만을
의사와 동등한 수준에서 할수 있지만
c section이나 vacuum, forceps delivery, premature delivery
high risk management는 
의사와 함게 진행합니다. 
한국말로는 조산원이나 산파라고 
하는게 맞을거 같아요.


먼저 출산했던 친구에게 대략적인 설명은 들었지만
막상 제 일이 되니까 긴장도 되고 옆에서 안절부절 못하게 되더라고요.
원래 와이프가 아픈거 잘 참는 편이라서
이 정도 아프다고하면 정말 아픈건데 뭐라도 해주겠지 했는데
자궁이 덜 열렸다고 다시 집에 가라는 ㅠㅠ
(진짜 이때 병원은 가까운게 최고구나 했네요)

집에 다시 와서 통증이 더 심해지는 와이프를 보니
맘이 짠해졌죠 😢
11시가 좀 넘자 와이프가 양수가 터진거 같다고해서
부랴부랴 다시 병원으로~~
시간이 시간인지라 응급실을 통해서
Maternity Ward(분만실)로 가기전에 데스크에서 서류작성을 하고 
미드와이프가 와서 몇가지 검사 후에 
이제 자궁이 4cm넘게 열렸으니 집에 다시 안가도 된다고ㅎㅎ
(지금은 웃으면서 얘기하지만 그때는 후...) 

이때부터 한편으로 안심이 되면서도 손에 땀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시작이구나!!

처음에는 진통제부터 시작해서 가스흡입까지 해도
진통이 가시질 않는다고 하는데
미드와이프가 처음부터 에피듀럴을 맞는것보다는
최소한의 진통억제제를 쓰는게 분만시에 좋다고 해서
이번에는 몰핀으로 넘어갔는데 역시나 효과는 없고
결국 아플대로 아프고나서 *에피듀럴을 맞았네요.
(요건 의사가 와서 해줌)
맞고나서 조금 지나자 "Oh God"을 외치고나서
이제야 평온해진 얼굴로 잠이든 와이프를 보면서
"다음부터는(이미 둘째생각ㅎ) 그냥 바로 에피듀럴맞자" 라고 혼잣말

 (첫째 나오기도 전에 둘째라니ㅋㅋ)

 >>>>>예비 아빠를 위한 상식<<<<<<
에피듀럴은 한국에서는 무통주사로 알려져있고
가장 마지막으로 권하는 통증억제제인 이유가
하반신에 마취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분만시 밀어낼 때 산모의 감각이 없어서 힘들기 때문입니다.
물론 산모에 따라서 에피듀럴 없이 분만하는 경우도 있지만
요즘은 대부분 에피듀럴을 맞는다고하네요.
 옆에서 애기한테 안 좋다느니 하는 쓸데없는 소리는 금물!!!

지금 부터는 예비 아빠가 해줘야 할 일이 생깁니다.
에피듀럴을 맞고나면 산모가 열이 많이 나기 때문에
수분 보충을 위해서 수액을 달아주고 직접 물도 섭취해야하니
물통이랑 컵, 빨대를 준비하고 수시로 채워주세요.
그리고 얼굴이나 목도 분만실에
비치된 타월을 적셔서 닦아 주시고요.
아! 그리고 소변통도 비워주셔야합니다. 
미드와이프가 해주지만 상황에 따라서
항상 분만실 안에 있는게 아니니 잘 보고 계셨다가 따라해주시면 됩니다.
하랑이 분만시에는 이 날 산모가 2명이라서 거의 상주해있어서
저는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네요.
(마터 병원으로 안 가기를 정말 잘했다 생각함)

글로 쓰고나니 정말 금방인데
그때만해도 첫 진통후에 만 하루가 꼬박 지났던 시간이죠.


이제 자궁이 분만을 진행 할 만큼 열렸는지
갑자기 미드와이프도 분주해지고 의사님도 왔다갔다하고
옛날 영화나 드라마에서 본 것처럼
나도 무슨 녹색 옷입고 그러나 했는데
그런 거 없고 그냥 분만 진행합니다 ㅡ.ㅡ;
(C-Section하면 녹색옷이랑 헤어캡쓰고 들어갑니다.)

(민망민망...부끄부끄)


이제 푸쉬를 시작하는데 처음에는 자연분만으로
진행하기에 의사 없이 미드와이프와 함께 진행합니다.

제가 피를 잘 못보는 탓에 아기 나오는 모습은 안 보려했는데
미드와이프가 아이 머리가 보인다며
가리키는데 나도 모르게 시선이 가고
까맣게 난 머리가 보이니 와이프 손을 더욱 꼬옥 쥐게 됐어요.
몇번의 푸쉬 시도를 하다가
의사님이 오셔서 마지막으로 한번만 더 해보고
그래도 안 되면 석션을 해야겠다고 하시는데
아기가 나옵..나옵...나옵....나옵니다!!!!

아기가 나오자마자 저도 모르게 눈으로 손발부터 확인하고
아기가 울기 시작하자 눙물이 ㅠㅠ
(진짜 내 인생 감동의 시간)

그제야 고생한 와이프 얼굴보고 사랑한다고 말도 해주고
와이프 가슴에 안겨있는 아기를 보니
너무 신기한거있죠.
긴 시간 고생한 탓에 와이프는 아기를 품에 안고
탈진하듯이 잠이 들고
저도 그제서야 긴장이 풀린 듯 다리에 힘이 없어서
의자에 털석 주저 앉아서 와이프와 아이를 바라봤네요.





잠시 쉬고나니 미드와이프가 와서 이제 하랑이 몸무게도 재고 키도 재고
귀저귀채우는 법, 옷입히는 법, 부리토만드는 법을 알려줍니다.
(이건 아빠가 하는거에요!)

>>>>>부리토 만들기란?<<<<<<

(우리 하랑이 원숭이 시절)
요렇게 아기를 부리토처럼 감싸는 법입니다 ㅎ


이제 다 끝났으니 아기와 산모는 분만실에서 나와 병실로 이동하고
저는 집에 갔다가 다음날 아침에 다시 오라고 하네요.
이렇게 출산의 하루(?)가 끝났습니다.



처음에 생각했던 것 보다 더 포스팅이 길어졌는데
마지막으로 이렇게 첫 출산을 함께 하시게 될
예비 아빠들에게 말씀드리고 싶은건 

산모의 아픔과 고됨을 정확하게 공감할 수 없기에
진통에 대한 이야기나 힘내라는 말보다는
옆에서 꼬옥 손 잡아주시고 사랑한다고 
말씀해주세요.



지금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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